언론보도
대전투데이
대전횡령죄변호사, 모르는 돈이 내 계좌로 들어왔습니다. 그냥 써도 될까요?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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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을 확인했는데 모르는 사람에게서 500만 원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누가 보낸 돈인지 몰랐는데, 며칠 뒤 잘못 보낸 돈이니 돌려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이미 일부를 썼다면 문제가 될까요?” 계좌이체가 일상화되면서 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하거나 동명이인을 착각해 엉뚱한 사람에게 돈을 보내는 일이 생기곤 합니다. 반대로 아무런 거래관계가 없는 사람에게서 갑자기 돈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내 계좌에 정상적으로 입금됐으니 써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잘못 송금된 돈은 내 계좌에 들어왔다는 이유만으로 내 돈이 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착오로 송금된 돈에 대해 송금인과 수취인 사이에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성립한다고 봅니다. 쉽게 말하면 돈이 잘못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수취인은 그 돈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송금인에게 돌려줘야 할 지위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잘못 들어온 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임의로 인출해 사용하면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횡령죄는 형법 제355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착오송금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그 돈을 사용했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송금인이나 은행으로부터 “잘못 보낸 돈이니 반환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도 생활비나 카드대금 등으로 사용했다면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반환 요구를 받은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별도의 연락을 받지 않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돈이 잘못 입금됐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돈처럼 사용했다면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수취인이 착오송금이라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보게 됩니다. 송금인이나 은행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시점, 입금자와 기존에 거래관계가 있었는지, 평소와 다른 금액이 갑자기 입금된 경위, 입금 사실을 확인한 뒤 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을 종합해 당시 수취인이 착오송금임을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렇다면 연락을 받기 전에 이미 일부를 썼다면 어떨까요? 이 경우에는 돈을 사용한 당시 착오송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잘못 들어온 돈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사용한 경우와 착오송금임을 알고도 자신의 돈처럼 사용한 경우는 구별해서 봐야 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돈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면 착오송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돈을 인출하거나 소비하는 등 자신의 돈처럼 처분했다면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반환 요청을 언제 받았는지만 따질 것이 아니라 착오송금이라는 사실을 언제 알았고, 그 이후 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이미 돈을 써버렸다고 해서 반환 의무가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착오송금된 돈은 법률상 원인 없이 받은 것이므로 송금인은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형사책임과 민사상 반환 의무는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착오송금된 돈을 사용했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횡령죄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지만, 형사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 돈을 그대로 가져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돈을 사용할 당시 고의가 있었는지와 법률상 원인 없이 받은 돈을 반환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모르는 돈이 계좌에 들어온 것을 발견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르는 돈이 입금됐다면 우선 사용하지 말고 거래은행에 문의해 누가 어떤 이유로 보낸 돈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송금인이 직접 연락해 반환을 요구하더라도 상대방이 알려준 계좌로 바로 보내기보다는 실제 착오송금인지 확인한 뒤 정식 반환 절차를 밟는 편이 안전합니다. 돈을 잘못 보낸 사람도 상대방이 돌려주지 않는다고 해서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금융회사를 통해 반환을 요청할 수 있고, 이 절차를 거쳤는데도 반환받지 못했다면 일정한 요건에 따라 예금보험공사의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몇 초 만에 돈을 주고받는 만큼 착오송금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보내는 사람의 단순한 실수로 시작된 일이지만, 받은 사람이 이를 알고도 임의로 사용한다면 민사상 반환 문제를 넘어 형사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내 계좌에 들어온 돈이라고 해서 모두 내 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뜻밖의 돈이 들어왔다면 섣불리 사용하기보다 먼저 출처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착오송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돈을 임의로 사용하지 않고 반환 절차를 밟는 것이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피하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