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대전투데이
대전부동산전문변호사, "계약금만 포기하면 되나요?" 부동산 계약, 언제까지 해제할 수 있을까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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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를 사기로 하고 계약금까지 보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더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습니다.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건 감수하려고 합니다. 그냥 계약금만 포기하면 계약을 끝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집이나 상가를 사고파는 계약을 체결한 뒤 마음이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수인은 다른 부동산을 발견하거나 자금 사정으로 계약을 계속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도인은 계약 직후 집값이 오르거나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이 나타나 계약을 취소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흔히 하는 말이 있습니다. "계약금만 포기하면 계약을 깰 수 있다.“ 맞는 말이지만 언제든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565조에 따르면 당사자 사이에 다른 약정이 없다면 계약금을 지급한 사람은 이를 포기하고, 계약금을 받은 사람은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5억 원짜리 아파트를 계약하면서 계약금 5천만 원을 지급했다면 매수인은 5천만 원을 포기하고, 매도인은 받은 계약금의 배액인 1억 원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언제까지 이런 방법이 가능하느냐입니다. 계약금에 의한 해제는 당사자 중 어느 한쪽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만 가능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중도금 지급입니다. 매수인이 계약금에 이어 중도금까지 지급했다면 통상 이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후에는 매도인이 계약금의 배액을 돌려주거나 매수인이 계약금을 포기하는 방법으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중도금을 아직 지급하지 않았다면 언제든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끝낼 수 있을까요? 꼭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중도금 지급은 이행에 착수했는지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경우일 뿐입니다. 법원은 계약서에 정한 의무 가운데 일부가 실제로 이행됐는지,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이 구체적으로 시작됐는지 등을 살펴봅니다. 반면 잔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 상담을 받거나 돈을 준비해 둔 정도라면 아직 계약을 이행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중도금 지급일이 정해져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급일 전이라고 해서 무조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중도금을 먼저 보냈다고 해서 무조건 계약을 해제할 수 없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중도금이나 잔금 지급일을 따로 정한 이유와 계약서의 내용, 실제 계약이 진행된 과정 등을 확인해 먼저 지급한 중도금을 이행의 착수로 볼 수 있는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계약금의 일부만 먼저 지급한 경우도 있습니다. 계약금을 5천만 원으로 정하고 우선 1천만 원만 송금했다면 실제 지급한 1천만 원만 포기하거나 그 배액인 2천만 원을 돌려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계약금 일부만 지급된 사건에서 실제 지급된 금액이 아니라 당초 약정한 계약금을 기준으로 해약금을 정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부만 주고받았다고 해서 그 금액을 기준으로 계약을 끝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계약금으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는 계약금 지급 여부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계약서에 어떤 약정이 있는지, 계약금이 어떻게 지급됐는지, 어느 단계까지 계약이 이행됐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부동산 거래는 계약금만 수천만 원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제 시점을 잘못 판단하면 계약금을 잃는 데서 끝나지 않고 상대방이 계약 이행이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을 끝내고 싶다면 "계약금만 포기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해 먼저 행동하기보다, 계약서의 내용과 현재 계약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