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대전투데이
대전대여금변호사, 빌려준 돈 일부를 돌려받으면 소멸시효가 다시 시작될까요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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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오래전에 3,000만 원을 빌려줬습니다. 계속 기다려 달라고 하더니 얼마 전 300만 원을 먼저 보내면서 나머지도 갚겠다고 했습니다. 일부라도 갚았으니 나머지 돈의 소멸시효도 다시 시작되는 걸까요?” 오래전에 빌려준 돈을 일부라도 돌려받으면 한숨을 놓기 쉽습니다. 상대방이 직접 돈을 갚았으니 빚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고, 나머지 돈도 당연히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300만 원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언제 받았느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소멸시효가 끝나기 전에 일부를 받았다면 그때부터 나머지 돈에 대한 시효가 다시 시작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효가 끝난 뒤라면 일부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나머지 돈의 시효가 다시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 간 대여금과 같은 일반 민사채권은 원칙적으로 10년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하므로 돈을 갚기로 한 날짜를 정했다면 그 변제기를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소멸시효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채무자가 3,000만 원 중 300만 원을 갚았다고 해보겠습니다. 이러한 일부 변제는 자신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민법에서는 이를 채무의 ‘승인’이라고 합니다. 승인이 인정되면 그때부터 소멸시효가 다시 진행됩니다. 반드시 돈을 갚아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음 달부터 100만 원씩 갚겠다”, “조금만 기다려 주면 전액 갚겠다”는 말도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채무를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소멸시효가 끝난 뒤 300만 원을 갚았다면 어떨까요? 여기서는 단순히 “일부를 갚았으니 나머지도 갚아야 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과거 대법원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뒤 일부를 갚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효로 얻은 이익까지 포기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5년 7월 24일 이러한 기존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소멸시효가 끝난 줄 모르고 일부를 갚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완성된 소멸시효의 이익까지 포기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시효가 이미 끝났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머지 돈까지 갚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면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일부를 갚게 된 경위와 당시 나눈 대화, 나머지 금액에 대한 변제계획 등을 통해 시효가 끝난 사실을 알고도 갚겠다는 의사를 보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오래된 돈을 일부 돌려받았다면 가장 먼저 ‘일부를 받은 날에 이미 소멸시효가 끝나 있었는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시효가 끝나기 전이라면 일부 변제나 채무를 인정한 문자, 카카오톡 등이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이미 시효가 끝난 뒤라면 일부 입금만으로 안심하지 말고, 상대방이 시효 완성 사실을 알고도 나머지를 갚겠다는 의사를 보였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언젠가는 갚겠다”는 말만 믿고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시효 완성이 가까워졌다면 내용증명만 보내고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내용증명으로 돈을 갚으라고 요구했다면 6개월 안에 소송을 제기하거나 압류·가압류 등 필요한 절차를 진행해야 소멸시효를 막을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일부를 갚은 시점입니다. 소멸시효가 끝나기 전에 일부를 갚았다면 그때부터 나머지 돈에 대한 시효가 다시 시작될 수 있습니다. 반면 이미 시효가 끝난 뒤라면 일부를 갚았다는 사실만으로 같은 효과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오래전에 빌려준 돈을 뒤늦게 일부 돌려받았다면 얼마를 받았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일부 변제가 이루어진 당시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돼 있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